한국·이슬람, 1천2백년 교류사 탐험
http://www.donga.com/docs/magazine/new_donga/200105/nd2001050340.html 인류 문명은 인류 공동의 창조물이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문명충돌이란 문명발달의 長流大河 속에 있는 작은 소용돌이에 불과하다. 문명은 끝없이 교류한다. 한반도와 무슬림은 3국 시대에 만났고, 고려시대에도 만났으며 조선시대에 교류했다. 한국과 이슬람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의 필연으로, 여기에는 문명교류의 온당한 원리와 귀중한 경험이 온축(蘊蓄)돼 있다. 우리는 그것을 이 시대에 걸맞은 새롭고 진취적인 문명관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정수일 < 전 단국대 교수 > 지난해 늦은 가을 유서 깊은 경주를 찾았다. 2000년 세계문화엑스포장에서 계림로 단검이나 토용 같은 서역계 유물들을 두루 돌아보고, 시 남쪽 외동면에 자리한 괘릉(掛陵)에 들렀다. 외호물로(外護物)서의 심목고비(深目高鼻)한 무인석상은 여전히 무언 중 유언의 증인으로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내친 김에 울산 처용암도 둘러봤다. 이제 처용가 비문에도 세월의 티가 아련히 끼기 시작했다. 늘 마음에 두고 있던 곳들이라서 몇 년 만에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일전에는 서울 한남동 이슬람사원(마스짇)에 찾아가 주마(금요일예배)를 지켜보기도 했다. 역시 몇 년 만의 일이다. 낯익은 한국 무슬림은 몇 명 안 되고 대부분이 낯선 외국인 무슬림들이다. 한국 이맘님(‘이맘’이란 예배인도자란 뜻)의 인도에 따라 거행되는 예배의식은 자못 진지했다. 그런가 하면 며칠 전에는 북한산 등산길에서 오래간만에 몇몇 지인과 대작(對酌)하면서 소주의 내력을 더듬어보기도 했고, 이 글을 준비하느라 ‘고려사’에 실린 ‘쌍화점’ 가사를 다시 음미하기도 했다. 필연적인 두 문명의 만남 이 모든 것에 대한 회상과 ...